<After work> 피곤하고 정신없었던 4번의 평일 데이 근무
근무 중에 가장 긴장을 많이 하고 정신이 없는 Day 근무.. 정말 10명이 훨씬 넘어가는 환자들에게 정규 라운딩을 하고 매시간마다 정맥 주입약을 준비하고 그 와중에 추가 처방도 맡고 검사나 시술, 수술도 확인하고 보내면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게 된다.... 4일 동안 정신없었던 Day 근무..
D/D/D/D 근무
Day 근무를 하는 날에는 새벽 4시 30분쯤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두유랑 초코파이 하나를 먹고 병원으로 향한다. 그. 런. 데.. 집, 병원, 집, 병원만 반복해서 다니고 피곤해서 나가지도 않았더니 아침에 먹을 게 없었다. 그래서 병원 편의점이 열었기를 바라면서 갔고 다행히 오전 5시부터 매장 내에서 취식이 가능해서 컵밥을 먹고 정원에 앉아서 가기 싫은 마음을 다잡고 출근을 했다.




확실히 컵밥이 더 든든하고 허기가 덜 져서 4 Day 근무하는 동안에 계속 컵밥을 아침으로 먹었다. 한 달에 데이 근무가 10개 정도 되니까 빵이랑 컵밥 번갈아서 먹고 점심이랑 저녁을 든든하게 먹어야겠다.




근무가 끝났는데 첫 번째 Day 근무여서 에너지가 남아있었다. 그래서 도서관으로 향했고 Evening 근무 선생님이 받은 오더랑 내가 받은 오더를 비교해서 어떤 걸 내가 놓쳤는지 확인했다. 이번 4 Day 근무 동안 Evening 오더 받는 걸 해보려고 했는데 두 번째 날부터 너무 피곤해서 그렇게 못했다..




가을이라서 그런지 하늘이 너무 아름답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어디라도 가고 싶은데 그냥 피곤하니까 다음에 가야지 하고 기숙사로 다시 향했다. 그런데 막상 오프 날이면 기숙사에서 풍경만 보고 싶어 하는 아이러니..




힘들수록 많이 잘 먹고 잘 자야 하니까 점심은 병원 식당에서 맛도 즐기면서 신속하게 점심을 먹고 저녁은 기숙사 식당에서 여유롭게 밥을 먹고 있다. 처음 입사한 달에는 한 달에 40회 훨씬 넘게 식당을 이용하면서 식비를 절약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식당에 가는 수가 점점 줄어들다가 근무할 때만 먹고 안 먹게 된다. 밥을 포기하고 잠을 더 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 진지하게 운동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무거운 medication 카트를 끌고 다니다 보니 허리랑 골반 쪽에 무리가 좀 간다. 서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바른 자세로 서있는 게 쉽지 않다. 계속 짝다리를 집고 서서 컴퓨터 업무도 해야 하니 거북목도 되어갔다. 하루가 다르게 몸의 균형, 자세가 이상해져가는 게 확 느껴져서 의식적으로 다잡거나 자세 교정을 해야 할 것 같다..




Day 근무가 끝나고 오늘 내가 새로 알게 된 내용을 도서관에서 정리한 후에 기숙사로 향하다 보면 아름다운 풍경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제 여름은 완전히 가서 해가 일찍 지기 시작했고 주황빛, 붉은빛의 노을 색으로 물든 하늘과 건물들이 보인다. 항상 보는 풍경들이지만 다른 느낌이라 사진을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강공원도 근처에 있어서 나중에 가봐야지~했는데 아직까지도 못 갔다. 겨울이 오기 전에 맥주 한 캔이랑 간식을 가지고 가서 조용하게 즐기고 싶은데 그럴 수 있을까 싶다. ㅎㅎ




마지막 Day 근무가 끝나고 기숙사로 향하는 길.. 그리고 두 달 만에 드디어 집을 갔다. 집에 가는 시간이 한 시간이 넘어가다 보니 다녀와서 피곤할 것 같았고 또 쉬는 날에 배운 것을 복습하고 공부하는데 바빠서 마음적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계속 미뤄왔는데 병원에서 추석선물로 고기를 주기도 했고 추석 전에 가서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집으로 갔다.
OFF 이후에 처음 Day를 들어갈 때는 심적 부담감이 커서 꿈속에서 Day 근무하는 꿈을 꾼다. 해야 할 게 많은데 계속해서 추가 처방이 들어오고 환자 수술 보내기 전에 확인해야 하고 전화로 문의가 계속 와서 해야 하는 일이 계속 연장되고 혈액검사 결과 확인해서 어떻게 할 건지 다음 근무번 전에 답을 받아야 하고 인계 준비도 해야 하고..
그런데 또 막상 정신없게 근무를 하다 보면 다음날이 OFF이다. 그래도 Day 근무여서 근무 당일도 쉬고 2 OFF도 쉴 수 있어서 좋다.. 다음 근무도 OFF를 기다리며 일을 하겠죠..?